[교회순례] 진남포 억양기교회

하람나라 2025.11.20 22:31:53 지역: 진남포 행사일: 교단명: 장로교 기사출처: 기독신보 1929.03.27.

때는 임의 황혼이다. 종일토록 모든 소란을 부리던 이 항구의 거리도 점점 침묵에 잠기어 가고 비발섬의 등대는 종용하게도 오고가는 배들에게 여기는 무서운 암초가 있으니 조심하라는듯이 비추어주고 서편 바다 넓은 물 위에는 무수한 기선들이 곤한 다리를 하루 밤 쉬어 가려고 닻을 놓고 있는데 억양 뒤 높은 언덕에서는 [우주의 창생들아 고통을 당하면 번민을 당하는 이는 전부 이리로 오라 여기서야 평안함을 얻고 여기서야 안위를 받을 수 있다]는 듯이 기쁨의 노래를 부르고 있는 집 하나가 있으니 이것이 억양기장로교회이다.

 

동교회는 1914년 7월 8일에 설립되어 이태를 지난 1916년 6월 17일에 비로소 평남노회의 승인을 얻어 완전한 교회가 되었다 한다.

설립 이후 10여 년간 많은 풍상도 맛보았고 많은 재미도 있어서 일시에는 5, 6백명의 다수 교인이 회집하든 극성시대도 있었고, 또한 불과 10여 명이 회집하는 쇠잔한 시대도 지내다가 지금에 이르러서는 목사 김인구 씨의 꾸준한 열성과 남녀 교우의 사랑으로 인하여 2백이라는 적지않은 교인을 가지어 재미있게 지내고 있다.

그 안의 기관으로는 지금부터 8년 전에 조직된 부인전도회와 작년에 조직된 남청년회와 재작년에 조직된 소년면려회와 8년 전에 설립된 유치원 등의 기관이 있어서 모두 교회를 위하여 힘을 써나가는 중 특별히 다른 교회에서 찾아 볼 수 없는 기독실우회가 동교회 안에 설립되어 있으니 동회는 그리스도에 대한 정신이 우리 교우 중에 심히 희박함을 탄식하며 뜻이 같은 청년이 다만 2, 3인일지라도 함께 단결하여 주의 복음을 전하여 주의 사업을 실제로 행하여 보겠다는 회인대 지금 회원이 8인 가량 된다고 한다.

 

직원으로는 김목사를 비롯하여 장로 1, 집사 7, 여전도인 1인이 있어서 교회를 인도하여 나아가는 중 특히 장로 이경모 씨와 그의 모친 이희원 씨의 진실한 믿음과 충실한 성의는 동교회의 토대가 되었으며 청년 집사 김정선 씨의 끝이 없는 활동은 동교회로 하여금 앞으로 많은 기대를 가지게 한다.

 

김목사에게 교회 인도 방침을 물으니 김 목사는 무거운 입을 열어 정중하게 [이곳은 선업(船業)하는 곳인만큼 모든 사람의 눈에는 돈만 보입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그들의 머리 속에 옮겨 넣어 주기에는 대단히 어렵습니다. 그런 중에서도 복음주의 하에서 청년을 중심 삼아 교회를 먹여 나아가는 중에 있습니다]하였다.

 

동교회에는 청년들이 서로 화목하여 한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어 교회를 돕는 형편을 많이 볼 수 있음이 결코 그저 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사진을 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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